이번 달부터 뉴스레터 제목을 단순 날짜 표기에서 나름의 테마 내지 인사이트를 적는 것으로 변경했는데요, 최신 소식이면서도 유사한 사례끼리 묶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그래도 최소 2개 이상 유사한 사례 중심으로 묶어서 제목을 작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뉴스레터 제목은 몇 년 전부터 계속 바꾸고 싶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매주 작성하는 Special Features와 중첩되는 것 같아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래도 결국은 정보를 습득한 매 순간에 얻은 인사이트를 기록하는 차원에서 제목을 작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어요. 비록 모든 사례가 제목과 부합하지는 않더라도 말이죠.
이번 주에는 기존 관습 내지 관행적 브랜딩을 벗어나 브랜드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한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또 하위 브랜드들을 일관성 있게 정리한 Getlink의 리브랜딩, 해외진출을 위해 디자인을 리뉴얼한 뮤직카우도 살펴봅니다.
커피 문화를 함께 창조하다, 블루다이아몬드 아몬즈 바리스타 아몬드 밀크
리브랜딩 배경과 내용 : 지난 블루다이아몬드 아몬즈의 리브랜딩에 이은 바리스타용 아몬드 밀크의 로고 및 패키지 리뉴얼. 기존 일반 소비자 제품 패키지의 사이즈를 키우고, 색상 변경 또는 ‘바리스타용’ 태그라인을 붙였던 것에서 완전히 새로운 패키지 디자인으로 변경.
brandB’s Comments : 유제품(대체 우유 포함) 시장에서 메인은 B2C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카페에 납품하는 제품은 B2C 제품 패키지 기반으로, 구분자 역할을 하는 색상 변경이나 태그라인을 붙이는 것에 그쳤죠. 블루다이아몬드 아몬즈의 이번 시도는 이 B2B 제품군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구매자인 바리스타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커피 문화를 감성적으로 표현했죠. 아몬드를 생산하는 자신을 Tree Shakers로, 바리스타들은 Coffee Creators로 표현하고, 함께 커피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어요.
오틀리나 어메이징오트 등 유사 제품의 바리스타용 패키지 디자인과 함께 비교해 보세요. 여러분이 바리스타라면, 어느 쪽 제품을 선택하시겠습니까?
B2B에서 B2C로의 변화하기 위한 리브랜딩, Asmodee
리브랜딩 배경과 내용 : Asmodee는 세계 최대 보드게임 전문 출판유통사. 30주년을 맞아 리브랜딩. 기존 B2B 중심에서 B2C로 변화하면서 ‘보증자’로서의 브랜딩 강화
brandB’s Comments : Asmodee라는 브랜드 네임이 무척 생소했어요. 이는 제가 보드게임을 거의 안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Asmodee가 기존 B2B 중심이어서 제품에서는 거의 노출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유통 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제 것이 아닌 개별 제품 브랜드에 의존하기보다, 소비자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보증자 브랜드가 되어야 하겠죠. 조금 뒤늦은 감이 있지만 너무나 당연한 변화입니다.
수 조 원의 인수 비용 뒤에 가려진 브랜드 본질에 대한 고민, Windsurf
리브랜딩 배경과 내용 : Windsurf는 AI 코딩 스타트업으로 최근 OpenAI의 인수 실패로 화제. 당시 무려 4조원이 넘는 인수 가격으로 유명해짐,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Google이 인재를 획득했다고 함. Windsurf의 원래 이름은 Codeium으로 제품 중심에서 브랜드 중심으로 변화하기 위해 변경했다고.
brandB’s Comments : 많은 기사들이 OpenAI의 실패, 최근 빅테크들의 AI 분야에서 인재를 획득하기위한 치열한 경쟁 등을 다루고 있어요. 하지만 브랜드비는 ‘왜 이름을 바꿨을까?’에 주목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Tech 기업들이 기술 중심 마인드를 갖고 있고, 브랜딩은 거액의 투자금이 들어왔을 때 ‘멋내기 용’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인지 브랜드의 본질을 고민하기보다는 트렌디한, 있어보이는 로고 디자인 변화에 그치곤 하죠. 저는 Windsurf가 이름을 변경한 것이 의미깊다고 생각해요. 현재 잘 하고 있는 AI 코딩 분야를 표현하기에는 Codeium이라는 이름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요. 하지만 Windsurf는 자신들의 기술이 단순 Code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전이 있었죠. 그래서 ‘바람을 타다’라는 어떻게 보면 생뚱맞은 새로운 네임이 탄생했을 것이예요. (참고. 이 로고는 단기간에 또 바뀐 디자인입니다.)
우리나라의 AI 스타트업 뤼튼이나 라이너와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들도 단순 로고 변경 뿐만이 아니라 기술의 본질에 대해 좀 더 깊이 고민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업을 아우르는 일관성 있는 브랜딩 강화 전략, Getlink
리브랜딩 배경과 내용 : 영불 해저 터널 운영사 그룹인 Getlink는 터널 운영사인 Eurotunnel 외에도 철도화물 Europorte, 전력 연결 Eleclink, 통관 서비스 Getlink Customs Services로 다양하게 확장. 기존 원형 그래픽의 로고 디자인은 확장성이 다소 부족, 간결한 워드마크 디자인으로 변경.
brandB’s Comments : Eurotunnel은 2017년 사업확장을 위해 대표 그룹명을 Getlink로 변화한 바 있어요. 이번 리뉴얼은 그에 이어 시각적 정체성을 일관성 있게 통합함으로써 Getlink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의 통합은 단순 네임 변경 뿐 아니라 시각적 일관성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기존 그래픽 요소나 공통 심볼 없이 타이포그래피만으로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새로운 디자인 전략을 살펴보세요.
글로벌 진출을 위한 리브랜딩 전략, 뮤직카우
리브랜딩 배경과 내용 : 음악 저작권 조각 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가 글로벌 진출과 함께 리브랜딩. 로고타입 디자인 변경 외에도 기존 레드에서 퍼플로 색상 변경.
brandB’s Comments : 뮤직카우를 검색해보면 ‘뮤직카우 실체’라는 연관검색어가 바로 떠요. 출시 당시 대대적인 광고를 했음에도 ‘저작권 조각 투자’라는 것이 아직 생소하고 어렵다는 반증이겠죠. 그래서인지 계속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글로벌 진출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뮤직카우의 색상 변경은 지역별 문화차이 때문이라고 해요. 즉, 우리나라에서는 레드가 주식의 상승, 빨간색을 상징해서 긍정적이지만, 미국에서는 정 반대라는 것이죠. 그래서 국내는 레드를 유지하되, 해외향은 퍼플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사실 아직까지도 국내 로고는 기존 것을 사용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음악 저작권 수익이 왜 주식 상승 색상과 연동되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만, 또 퍼플은 ‘퍼플카우(Purple Cow)’에서 유래한 색상인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지만, 어찌되었든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부디 멋진 활약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